DSR BBR 아스팔트 시험 — 고온 변형과 저온 균열은 어떻게 평가할까?
DSR BBR 아스팔트 시험은 온도 변화에 따라 아스팔트 바인더가 어떻게 변하고 반응하는지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한여름 햇볕을 받은 아스팔트 도로는 매우 뜨거워집니다.
반대로 겨울철 한파가 찾아오면 아스팔트는 크게 냉각됩니다.
그렇다면 같은 아스팔트 바인더가 뜨거운 여름에는 지나치게 물러지지 않고, 추운 겨울에는 너무 딱딱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서 등장하는 대표적인 시험장비가 DSR(Dynamic Shear Rheometer)과 BBR(Bending Beam Rheometer)입니다.
두 장비 모두 아스팔트 바인더의 성질을 평가하지만 측정하는 조건과 목적은 다릅니다.
쉽게 말하면,
- DSR은 바인더의 점탄성 거동을 전단하중 아래에서 평가합니다.
- BBR은 낮은 온도에서 바인더가 얼마나 뻣뻣해지고 시간에 따라 얼마나 응력을 완화할 수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따라서 DSR과 BBR을 이해하면 PG(Performance Grade) 바인더의 숫자가 단순한 제품명이 아니라 실제 온도조건에서 측정한 재료 성능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DSR은 무엇을 측정하는가
DSR의 정식 명칭은 Dynamic Shear Rheometer, 즉 동적 전단 유변계입니다.
아스팔트 바인더 시료를 두 개의 원형 판 사이에 놓고 한쪽 판에 반복적인 회전 운동을 가합니다.
바인더는 완전한 탄성체도 아니고 완전한 점성 유체도 아닙니다.
힘을 받으면 일부는 탄성적으로 반응하고 일부는 시간에 따라 흐르는 점탄성(viscoelastic) 재료입니다.
DSR은 이러한 특성을 수치로 표현합니다.
대표적인 두 값이
- 복소전단탄성계수 G*
- 위상각 δ
입니다.
G*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G*는 complex shear modulus, 즉 복소전단탄성계수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반복적인 전단하중을 받을 때 바인더가 변형에 얼마나 저항하는지를 나타내는 전체적인 강성의 척도입니다.
일반적으로 같은 조건에서 G*가 크다면 전단 변형에 대한 저항이 큰 재료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G* 하나만으로 아스팔트의 거동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스팔트는 탄성과 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 값인 위상각 δ가 필요합니다.
위상각 δ는 무엇인가
DSR에서 바인더에 주기적인 하중을 가하면 입력된 하중과 재료의 변형 반응 사이에 시간적인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 차이를 각도로 표현한 것이 phase angle, δ입니다.
이상적인 탄성체에서는 응력과 변형이 거의 동시에 나타나므로 위상차가 작습니다.
반대로 이상적인 점성 유체에서는 위상차가 커집니다.
아스팔트 바인더는 그 중간에 위치합니다.
따라서 G*와 δ를 함께 보면 바인더가 단순히 ‘단단한가, 부드러운가’뿐 아니라 어느 정도 탄성적이고 어느 정도 점성적으로 반응하는가**까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왜 온도와 하중 속도가 중요한가
아스팔트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온도와 하중 속도에 따라 거동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일반적으로 바인더는 부드러워지고 점성적 거동이 증가합니다.
반대로 온도가 낮아지면 더 단단하고 탄성적인 거동을 보이게 됩니다.
하중 속도도 중요합니다.
차량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과 무거운 하중이 오랫동안 작용하는 것은 바인더 입장에서 동일한 조건이 아닙니다.
그래서 DSR 시험에서는 온도와 하중 주파수가 매우 중요한 시험조건입니다.
이것이 아스팔트를 단순한 ‘단단함’ 하나로 평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DSR과 고온 소성변형의 관계
더운 날씨에는 아스팔트 바인더가 지나치게 부드러워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무거운 차량이 반복해서 지나가면 포장 표면에 바퀴자국 형태의 영구변형, 즉 rutting이 발생할 위험이 커집니다.
Superpave PG 바인더 체계에서는 DSR로 측정한 G*와 δ의 조합을 이용하여 고온 영역의 바인더 특성을 평가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전통적 Superpave 고온 지표가 *G/sin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DSR이 직접 도로의 바퀴자국 깊이를 측정하는 장비는 아닙니다.
DSR은 바인더의 유변학적 특성을 측정하고, 그 특성을 포장의 고온 소성변형 저항성과 연결하여 평가하는 것입니다.
실제 포장의 rutting은 바인더뿐 아니라 골재 구조, 혼합물 설계, 공극, 다짐, 교통하중 등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습니다.
BBR은 무엇을 측정하는가
이번에는 한겨울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온도가 크게 떨어지면 아스팔트 바인더는 단단해집니다.
포장이 수축하려고 할 때 충분히 응력을 완화하지 못하면 내부에 열응력이 축적되고 결국 저온 균열(thermal cracking)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저온 영역의 바인더 특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장비가 BBR(Bending Beam Rheometer)입니다.
BBR 시험에서는 작은 아스팔트 바인더 보(beam)를 낮은 온도에서 일정 시간 유지한 후 하중을 가하고 시간에 따른 처짐을 측정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값은
- creep stiffness, S
- m-value
입니다.
Creep Stiffness S란 무엇인가
S는 저온에서 바인더가 하중에 대해 얼마나 뻣뻣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냅니다.
바인더가 지나치게 뻣뻣하면 온도 하강으로 발생하는 수축 응력을 충분히 완화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저온 균열 저항 측면에서는 바인더의 stiffness가 지나치게 높지 않은 것이 중요합니다.
Superpave PG 평가에서는 대표적으로 60초에서의 stiffness가 사용됩니다.
m-value는 무엇인가
BBR에서 S만큼 중요한 값이 m-value입니다.
m-value는 시간에 따라 creep stiffness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추운 환경에서 발생한 응력을 바인더가 시간에 따라 얼마나 효과적으로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값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BBR에서는 단순히
“얼마나 딱딱한가?”
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응력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는가?”
도 함께 평가합니다.
이 두 가지를 함께 보는 것이 저온 성능평가의 핵심입니다.
왜 RTFO와 PAV로 바인더를 노화시키는가
도로에 사용되는 아스팔트 바인더는 처음 상태 그대로 평생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스팔트 혼합물을 생산하고 포설하는 동안 높은 온도와 공기에 노출되고, 도로에 포설된 후에는 수년 동안 산화와 환경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실험실에서도 이러한 노화과정을 어느 정도 모사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 RTFO — Rolling Thin Film Oven
- PAV — Pressure Aging Vessel
입니다.
RTFO는 주로 혼합·생산·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기 노화(short-term aging)를 모사합니다.
PAV는 RTFO 등을 거친 바인더를 높은 압력과 온도 조건에 노출하여 도로 사용 중 발생하는 장기 노화(long-term aging)를 실험실에서 가속해 모사합니다.
BBR에 의한 저온 PG 특성평가에는 일반적으로 PAV 노화된 바인더가 사용됩니다.
즉 PG 등급은 새 바인더 하나만 시험해서 결정하는 단순한 체계가 아닙니다.
초기 상태 → 단기 노화 → 장기 노화
과정을 고려하면서 서로 다른 온도영역에서 성능 관련 특성을 평가합니다.
재생아스팔트에서 노화 바인더와 신재 바인더가 어떻게 섞이고 성능이 달라지는지는 재생아스팔트 혼합물에서 노화 바인더와 신재 바인더의 확산 및 혼합 메커니즘 글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DSR과 BBR의 차이를 한눈에 보면
| 구분 | DSR | BBR |
|---|---|---|
| 정식 명칭 | Dynamic Shear Rheometer | Bending Beam Rheometer |
| 주요 거동 | 전단 점탄성 거동 | 저온 휨·크리프 거동 |
| 대표 측정값 | G*, δ | S, m-value |
| 중요한 조건 | 온도, 하중 주파수 | 낮은 온도, 하중 시간 |
| 성능과의 연결 | 고온 rutting 및 중간온도 영역 평가 등에 활용 | 저온 thermal cracking 평가 |
| 대표 미국 시험법 | AASHTO T 315 | AASHTO T 313 |
두 시험은 경쟁 관계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온도영역에서 아스팔트 바인더의 서로 다른 거동을 보는 보완적인 시험입니다.
PG 64-22라는 숫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제 PG 등급을 다시 보면 숫자의 의미가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예를 들어 PG 64-22라는 바인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64는 고온 측 성능등급과 연결되고 -22는 저온 측 성능등급과 연결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64°C와 -22°C를 단순히 지역의 최고·최저 대기온도라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PG 시스템은 포장이 실제로 경험할 것으로 예상되는 포장 온도 조건과 바인더의 시험 성능을 연결합니다.
따라서 미국의 추운 지역과 더운 지역에서 서로 다른 PG 등급이 요구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DSR과 BBR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미국 Superpave PG 시스템에서는 DSR과 BBR이 바인더 등급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AASHTO 체계에서 대표적으로
- T 315 — DSR
- T 313 — BBR
시험방법이 사용됩니다.
DSR은 G*와 δ를 측정하고, BBR은 저온에서 creep stiffness와 m-value를 평가합니다.
이러한 시험을 통해 단순한 침입도나 점도만으로 바인더를 분류하던 방식에서 더 나아가 실제 포장 온도와 관련된 재료 성능 특성을 이용하는 체계가 발전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어떻게 접근하는가
유럽에서도 아스팔트 바인더의 유변학적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DSR과 BBR 원리를 이용한 시험법이 사용됩니다.
대표적으로 유럽 규격에는 DSR을 이용한 동적 전단 특성 평가와 BBR을 이용한 저온 휨 크리프 특성 평가 방법이 존재합니다.
다만 미국의 Superpave PG 등급체계와 유럽의 바인더 규격체계를 완전히 동일한 시스템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시험장비나 측정되는 물리량이 비슷하더라도 규격의 구성, 등급분류 방법, 시험조건과 적용 목적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럽에서도 DSR을 사용한다’는 것과 ‘유럽이 미국 PG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는가
한국 역시 아스팔트 바인더의 품질과 포장 성능을 평가하면서 PG 개념과 유변학적 시험방법을 활용해 왔습니다.
특히 고온 소성변형과 저온 균열 같은 성능 문제를 다룰 때 단순한 경험적 물성만으로는 재료의 거동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DSR과 BBR 같은 성능 관련 시험의 의미가 커집니다.
다만 국내 기준을 설명할 때에는 미국 AASHTO 규격과 국내 KS 및 도로 관련 시방·품질기준을 동일한 것으로 표현하지 않고 각 규격에서 요구하는 시험방법과 적용범위를 구분해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DSR과 BBR만 좋으면 좋은 포장이 만들어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DSR과 BBR은 아스팔트 바인더를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도구이지만 실제 도로는 바인더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포장 성능에는
- 골재의 종류와 형상
- 골재 입도
- 바인더 함량
- 혼합물 공극
- 다짐도
- 포장 구조
- 교통하중
- 기후
- 시공 품질
등 많은 요소가 함께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좋은 PG 등급을 받은 바인더를 사용했다고 해서 실제 도로의 장기 성능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인더 시험은 전체 포장 성능을 구성하는 중요한 한 조각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결국 DSR과 BBR은 무엇을 알려주는가
DSR과 BBR의 이름은 어렵지만 질문을 단순하게 만들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DSR은 “이 바인더가 온도와 반복적인 전단하중에 어떻게 점탄성적으로 반응하는가?”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BBR은 “이 바인더가 추운 환경에서 얼마나 뻣뻣해지고, 시간에 따라 응력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는가?”를 살펴봅니다.
G*와 δ, S와 m-value라는 숫자는 바로 이러한 재료 거동을 정량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지표입니다.
결국 DSR과 BBR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아스팔트가 ‘단단하다’ 또는 ‘부드럽다’는 결과가 아닙니다.
온도와 시간, 하중이 달라질 때 아스팔트 바인더가 어떻게 변화하고 반응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스팔트 바인더의 유변학적 성능평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Q&A
Q. DSR은 아스팔트의 바퀴자국을 직접 측정하나요?
아닙니다. DSR은 바인더의 G*와 δ 같은 유변학적 특성을 측정합니다. 이러한 특성을 고온 소성변형 등 포장 성능과 연결해 평가하는 것입니다. 실제 rutting은 혼합물과 골재, 공극, 교통하중 등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습니다.
Q. BBR에서 S가 낮으면 무조건 좋은 바인더인가요?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저온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stiffness가 불리할 수 있지만 BBR에서는 S뿐 아니라 m-value 등 규격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Q. DSR과 BBR은 같은 바인더를 시험하나요?
같은 종류의 바인더라도 평가 목적에 따라 원상태, RTFO 노화 또는 PAV 노화 등 서로 다른 상태의 시료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PG 시스템은 바인더가 실제 생산과 장기 사용 과정에서 변화한다는 점을 시험체계에 반영합니다.
Q. 미국과 유럽에서 같은 DSR 장비를 사용하면 결과 기준도 같은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인 유변학 원리와 측정값이 유사하더라도 각 규격에서 정한 시험조건, 결과의 활용방법 및 바인더 분류체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장비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PG 규격과 유럽 규격을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참고자료
-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FHWA), Performance Testing for Superpave and Structural Validation
- AASHTO T 315, Determining the Rheological Properties of Asphalt Binder Using a Dynamic Shear Rheometer
- AASHTO T 313, Determining the Flexural Creep Stiffness of Asphalt Binder Using the Bending Beam Rheometer
-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FHWA), Long-Term Pavement Performance Laboratory Materials Testing and Handling Guide
- 유럽 아스팔트 바인더 DSR 및 BBR 관련 EN 시험규격
- 국내 아스팔트 바인더 관련 KS 및 도로공사 품질·시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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